함정우, 마지막홀 9m 버디 퍼트로 정상 등극…“아내와 딸 소율 덕”

1 month ago 9


마지막 18번 홀(파5). 홀까지 9m 가량의 프린지에서 퍼터로 친 네 번째삿이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는 우승을 확신한 듯 하늘을 향해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소율 아빠’ 함정우가 시즌 첫 승, 통산 4승에 성공했다. 15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C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7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함정우는 옥태훈(25·금강주택), 장희민(22·DB손해보험), 강태영(26)의 추격을 1타 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2억 원을 획득했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함정우는 전반 9홀에서 1타 밖에 줄이지 못했을 때만 해도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10번(파5)과 11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13번 홀(파3)과 15번 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선 함정우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차 클럽 하우스 챔피언으로 먼저 경기를 마무리했다.

클럽 하우스에서 아내 강예린 프로, 딸 소율양과 함께 챔피언조의 경기를 지켜 보며 연장전에 대비하던 함정우는 연장전 상대로 예상된 강태영이 마지막홀을 파로 마치자 가족들과 키스로 우승을 자축했다.

작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 함정우는 이 대회 전까지 10개 대회에 출전, 한 차례 ‘톱10’에 그쳤을 정도로 부진했다.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가 30위 밖으로 밀리기도 했다. 시즌 초반 PGA 2부인 콘페리투어 활동을 병행하므로써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은 게 부진 원인이었다. 함정우는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14위, 상금 순위 9위로 올라섰다.

함정우는 경기를 마친 뒤 “시즌 초반 모든 샷에 입스일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이번 대회도 샷감이 좋지 못했다. 코스가 쉬워서 운좋게 우승할 수 있었다”라며 “옆에서 묵묵히 지켜본 아내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힘든 시기에 묵묵히 응원해주며 자신감을 주었다. 만약 오늘 우승한다면 눈물이 보일거 같았는데 눈물은 나지 않지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 대회 우승으로 다시 한번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운도 따랐다. 16번 홀(파4)에서 티샷이 당겨져 왼쪽 숲속 나무를 맞고 들어 오는 바람에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함정우는 “16번 홀 파세이브가 우승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 18번 홀 클러치 버디 퍼트도 행운이었다. 그는 “차가 막히니까 빨리 끝내고 가족들과 집에 서둘러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퍼트를 했다”라며 “솔직이 강했다. 그런데 운좋게 들어갔다. 아내가 퍼트를 강하게 하지말라고 귀가 따갑도록 얘기했는데 집에 가면 또 혼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함정우는 “올해는 우승 못할 줄 알았다.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우승은 아내와 소율이 덕인 것 같다”면서 “제네시스 포인트가 30위 밖으로 밀리면서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 부담에서 벗어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는 “시즌 대상과 상금왕은 이미 틀렸으니까 3승을 해보고 싶다. 작년 3승한 고군택이 부러웠다. 다승을 해서 수퍼스타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함정우는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타이틀 방어와 2경기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함정우는 마지막으로 “항상 남자 골프를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매년 이 곳에서 열린 대회에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영남 팬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서 “추석 연휴 기간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앞으로도 남자 골프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했다.

구미=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Read Entire Article